Vacation은 2021년 출시한 미국의 선크림 브랜드다. 특이하게도 Poolsuite FM 이라는 인터넷 라디오를 기반으로 시작했다. Vacation의 독특함은 이들의 웹 디자인, 이미지, 제품, SNS, 캠페인 등 다양한 곳에서 계속 확인할 수 있는데, 선크림을 만드는 브랜드가 이런 기묘한 일들을 왜 계속 하는지 살펴보았다.

VHS 영상으로 레트로한 분위기를 풍기는 Vacation 공식 홈페이지. ⒸVACATION
Vacation의 창업자는 세 명이다. 마케팅과 브랜딩을 담당하는 라흐 홀(Lach Hall), 제품 개발과 운영을 담당하는 다코타 그린(Dakota Green), 그리고 Poolsuite FM이라는 인터넷 라디오를 운영하는 마티 벨(Marty Bell)이다. 세 사람의 공통점은 ‘80년대 휴가 분위기’를 좋아했다는 것이다.

Vacation의 세 창업자. 왼쪽부터 홀, 그린, 벨. ⒸVACATION
우중충한 스코틀랜드에서 살던 벨은 화창한 여름 휴가 기분을 느끼고 싶었다. 벨은 2014년 Poolside FM(훗날의 Poolsuite FM)이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90년대 휴양지 분위기의 음악을 들으며 VHS 영상도 볼 수 있는 인터넷 라디오였다.
벨의 취미로 시작한 Poolsuite FM은 약 7년만에 연 70~80만 명의 방문자가 100만 건이 넘는 음악을 듣는 큰 커뮤니티로 성장했다. 벨은 더 이상 이 커뮤니티를 홀로 운영하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자신과 함께 커뮤니티를 성장시키고 수익을 만들 수 있는 동료를 찾기 시작했다. 이때 홀과 그린이 선크림 사업을 제안하게 된 것이었다.
훗날 벨은 여름철 휴가지와 일상의 필수품인 선크림이야 말로 일상에서 휴가지 분위기를 내는 Poolsuite FM과 가장 어울리는 제품이었다고 이야기했다.

Poolsuite FM 웹사이트. 80년대를 그대로 구현한 듯한 디자인이 돋보인다. ⒸPOOLSUITE

Vacation의 출시를 앞두고 Poolsuite의 SNS에 올라온 홍보 게시물. ⒸPOOLSUITE
그렇다면 홀과 그린은 왜 라디오를 운영하던 벨에게 공동 사업을 제안했을까? 2017년 해변에서 원격으로 일을 하던 두 사람은 선크림을 바르다가 문득 “왜 즐거운 휴양지에서 바르는 제품인 선크림이 재미가 없을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한다. 당시 선크림은 자외선 차단, 발림성 등 안전과 기능만 강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확실한 성능을 내면서 좀 더 재밌는 선크림을 만들어 보기로 하고 컨셉을 찾기 위해 조사를 시작했다.
그리고 둘은 휴가 문화가 왕성했던 80년대에는 선크림이 즐거운 이미지가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당시 선크림 광고는 햇빛 아래에서도 즐겁게 놀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웠다. 80년대 휴가 문화에서 아이디어를 얻었으니 같은 소재를 다루며 잠재 고객이 될 큰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던 벨이 공동 사업을 제안받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었다.

햇빛 아래에서 노는 즐거움을 앞세운 1981년 선크림 광고 ⒸCOPPERTONE
그렇게 Vacation의 선크림에는 두 가지 슬로건이 붙게 되었는데, ‘세상에서 가장 향이 좋은’과 ‘여가를 향상시키는’이다. Vacation 선크림의 특징은 달콤한 과일향을 기반으로 수영장 물 냄새등 독특한 향이 섞인다는 점인데, 이는 과일향이 강렬했던 80년대 선크림에서 영감 받은 것이다. 두 슬로건은 80년대를 떠올리게 하는 선크림으로 여가에 즐거움을 더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Vacation의 선크림은 80년대의 즐거운 느낌(향)을 가져와 여가를 향상시킨다는 목적이 있다. ⒸVACATION